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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은 계속 변합니다"… 24시간 혈압 측정, 고혈압 진단의 새로운 기준
과거에는 병원에서 측정한 한두 번의 혈압 수치로 진단과 치료 여부를 결정했지만, 실제 혈압은 하루 동안 다양한 요인에 따라 끊임없이 변한다. 특히 병원에서는 높게, 집에서는 정상으로 나타나는 '백의 효과'나 그 반대 현상으로 인해 정확한 평가가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에는 '24시간 혈압 측정(abpm, ambulatory blood pressure monitoring)'이 새로운 진단 기준으로 주목받고 있다.
내과 전문의 김용성 원장(장편한김용성내과의원)은 "혈압은 한 시점의 수치보다 시간대별 변화 양상을 관찰해야 실제 상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며 "웨어러블 반지형 혈압계는 고혈압 관리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고 설명한다. 김 원장에게 24시간 혈압 측정의 중요성과 앞으로의 활용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최근 고혈압 환자 관리에서 '24시간 혈압 측정'이 강조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과거에는 병원에서 한두 번 측정한 혈압으로 치료 여부를 판단했지만, 실제로 혈압은 하루 동안 매우 다양한 요인에 의해 변동됩니다. 특히 '백의 효과'로 인해 병원에서만 혈압이 높게 나오는 환자도 많고, 반대로 집에서는 높지만 병원에서는 정상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하루 24시간 동안의 혈압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보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 방침 설정에 큰 도움을 줍니다.
24시간 혈압 측정으로 얻을 수 있는 주요 임상 정보는 어떤 것이 있나요?
24시간 혈압 측정은 단순히 평균 혈압만 보는 것이 아니라, 수면 중 혈압 변화, 야간 혈압 하강 여부, 새벽 혈압 상승 등의 패턴을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밤에 혈압이 떨어지지 않는 야간 혈압 비하강형(non-dipper)환자는 심혈관계 합병증 위험이 높다는 점에서 조기 발견이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환자별 맞춤 약물 투여 시간과 용량을 조정할 수 있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진료 현장에서 환자들이 24시간 혈압 측정을 불편해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한 부담을 줄일 방법이 있을까요?
기존 커프형 24시간 혈압계는 부착 부위의 압박감, 수면 중 소음 등으로 인해 환자가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최근에는 소형화되고 부드러운 소재로 개선된 기기들이 출시되어 착용감이 훨씬 좋아졌고, 특히 반지형 혈압계와 같은 웨어러블 장비는 일상생활 중에도 거의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환자 순응도가 높아지는 만큼 데이터의 신뢰도도 함께 향상됩니다.
최근 주목받는 24시간 반지형 혈압계는 팔에 착용하는 기존 커프형 혈압계와 어떤 점이 다르며, 어떤 장점이 있나요?
반지형 혈압계는 손가락에 착용하는 형태로, 혈류와 맥파를 광학 센서를 통해 감지하여 혈압을 측정합니다. 커프형처럼 팔을 압박하지 않기 때문에 불편감이 거의 없고, 수면 중에도 자연스러운 혈압 변화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또한 데이터가 자동으로 앱이나 클라우드로 전송되어 의료진이 원격으로 확인할 수 있어, 환자 관리의 연속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습니다.
24시간 반지형 혈압계를 활용하면 수면 중 혈압이나 활동 중 혈압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실제로 어떤 차이가 있나요?
기존 커프형은 주기적으로 팔을 압박해야 하므로 수면 중 혈압 변화 측정에 제약이 있었습니다. 반면 반지형 혈압계는 연속적인 데이터 수집이 가능해, 자는 동안의 혈압 패턴을 자연스럽게 기록합니다. 이 덕분에 '야간 고혈압'이나 '아침 혈압 급상승' 같은 위험 신호를 조기에 포착할 수 있어, 심혈관 질환 예방에 효과적입니다.
치료 전략 수립에도 직접적인 도움이 되나요?
정확하고 연속적인 혈압 데이터는 환자 맞춤형 치료의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아침 혈압이 유난히 높게 나타나는 환자에게는 약 복용 시간을 아침에서 저녁으로 조정하여 약효가 새벽과 아침까지 충분히 유지되도록 하거나, 장시간 지속형 약제로 변경하는 등의 세밀한 조정이 가능합니다. 또한 생활습관 교정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 치료 효율을 높이는 데도 유용합니다.
고혈압 환자뿐만 아니라 당뇨병, 만성신장질환 환자 등에서도 24시간 혈압 측정이 유용하다고 하던데요.
이러한 환자들은 혈압 변동성 자체가 질환의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만성신장질환 환자는 야간 혈압이 높게 유지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신기능 저하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24시간 혈압 측정을 통해 이러한 변화를 정확히 파악하면, 조기 개입으로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향후 24시간 혈압 측정과 웨어러블 혈압계가 고혈압 관리 패러다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시나요?
앞으로 고혈압 관리는 단순한 '진료실 중심'에서 '데이터 기반의 개인 맞춤형 관리'로 전환될 것입니다. 웨어러블 혈압계는 환자가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건강을 모니터링할 수 있게 해주며, 의료진은 이 데이터를 토대로 보다 정밀한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결국 이는 고혈압의 조기 진단, 합병증 예방, 그리고 환자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24시간 혈압 측정의 중요성'에 대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혈압은 하루에도 여러 번 변하는 생체 신호입니다. 단 한 번의 병원 측정만으로는 환자의 실제 상태를 반영하기 어렵습니다. 24시간 혈압 측정, 특히 반지형과 같은 웨어러블 기기의 활용은 '정확한 진단'과 '맞춤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편리하고, 향후 고혈압 관리의 새로운 표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